일상

[나의 유럽 배낭 여행] 1. 2019년 7월 유럽배낭여행 계획을 세우다

만나이로살기 2021. 12. 30. 21:28

안녕하세요! 오늘 포스팅은 2020년 8월에 다녀왔던 한달 유럽 배낭여행에 대한 내용이에요. 시리즈로 포스팅할 계획이구요. 지금 쓰는 내용은 여행을 출발하기 직전, 계획 관련해서 중점적으로 쓸 거에요. 편하게 반말로 쓸게요ㅎㅎ

 

 

유럽여행의 시작. 동기 및 계획 세우기

 

2019년 7월 초, 나는 내가 다니던 매장이 매출이 안나와서 빠진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나도 계약종료 상태로 실직자가 되는 상태였는데 백수가 되는 김에 옛날부터 꿈꿔왔었던 유럽 배낭여행을 가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되었다. 잠시 딴소리를 하자면 나는 원래 여행이 꿈인 사람이 아니었다. 여행보다는 명품과 같은 물질적인 것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 하지만 대학교 2학년 때 떠난 중국 교환학생 이후, 새로운 나라를 여행하는 것 같은 경험적인 것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근본적으로 나를 더 성장시키고,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여행, 명작 뮤지컬 감상, 새로운 사람들과의 대화 등이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나는 매년 1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재정적인 여건을 갖춰야 겠다고 생각하였다. 어쨌든 본론으로 돌아와서 나는 계약종료 후, 바로 유럽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2019년 7월 첫째주로 기억한다. 내가 여행 가려는 시기인 8월은 워낙 성수기이기 때문에 비행기 특가도 구할 수 없었고, 유명 게스트하우스나 호스텔도 거의 마감된 상태였다. 나는 최대한 싸게 가기 위해 동방항공 항공권(상해 1회 경유)을 구매하였다. 이때 인아웃을 정해야 했는데 엄청 고민했었다. 런던인, 로마아웃이 제일 싸고 검색해보니깐 사람들이 제일 많이 하는 코스라고 해서 런던 인, 로마 아웃으로 구매했다. 

 

 

 

 

항공권 구매 후 가고싶은 나라, 도시를 적어보았다. 일단 나는 스페인 남쪽에 있는 이슬람 양식을 보는 것이 제일 큰 소망이었다. 그래서 스페인을 가고싶은 나라 1순위로 정했고, 인스타를 찾아보니 포르투갈의 포르토가 정말 예뻐보였다. 스페인 가는 김에 같이 가는게 좋을 것 같아서 포르투갈을 2순위로 정했다. 또한 파리의 에펠탑은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프랑스를 3순위로 정했다. 이렇게 가고 싶은 나라를 정리하고 나자, 깨달은게 나는 런던 인 로마 아웃으로 비행기표를 끊었다. 영국과 이탈리아는 무조건 가야한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이 다섯나라를 가야하는데 도무지 합리적인 루트가 그려지지 않았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는 이어서 갈 수 있지만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못간다. 고민하다가 런던 인을 한 다음에 포르투갈 포르토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유럽은 기차로도 연결되어 있지만 유럽 내를 이동하는 중저가 가격의 비행기가 많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런던에서 포르토로 가는 가장 싼 비행기를 구매했다.(찾아보니 제일 사고가 많은 비행기라고 한다.) 

 

 어쨌든 나라는 이렇게 다섯가지로 정했고 도시를 정하기로 했다. 먼저 영국의 런던, 포르투갈의 포르토, 포르투갈에 언제 다시 와보나 싶어서 수도인 리스본도 추가했다. 이슬람 양식을 볼 수 있는 스페인의 세비야, 그라나다, 가우디의 건축물을 볼 수 있는 바르셀로나, 프랑스의 파리, 이탈리아 피렌체, 베니스, 로마 이렇게 정했다. 중간에 스위스와 독일을 넣을까 말까 고민했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ㅎㅎㅎ,,,, 어쩔 수 없이 제외해야 했다. 나는 이때 돈이 모자라서 마이너스 통장 300만원을 뚫어야 했다. 그때 친구들한테 말하면 모두 다 미쳤다고 했지만 여행을 갔다온 후 약 4개월 뒤, 코로나가 터졌다. 그때 더 아껴서라도 여행기간을 늘리고 독일, 스위스를 들릴껄 후회된다. 

 

 

 

내 여행계획표이다. 한눈에 봐도 일반적인 루트는 아니다ㅎㅎ 하지만 모두 다 포기할 수 없는 도시들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내가 언제 또 유럽여행을 장기로 와보냐는 생각에 가고 싶은 곳은 모두 다 가고, 유명하다는 곳은 모두 다 경험해보고, 각 나라 대표 음식은 모두 다 먹어보자는 생각이었다. 이렇게 다 털어버리고 오면, 다시 유럽에 가고싶은 생각이 안날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한 해가 갈수록 유럽이 더 가고 싶어진다. 한번 간 도시는 미련이 없을 줄 알았는데 두번째 가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여행은 내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막혔으니... 아쉽지만 나도 지금 돈이 없다. 코로나는 5년 뒤 쯤 끝날거라 생각하고, 그때 가면 나도 돈이 좀 있을테니깐 그때를 기약해본다. 

 

 

 

 

여행 가기 전에는 너무 설레서 여행 관련 어플에다가도 계획을 세워 놓고, 달력에도 적어놓았다. 이미지를 보면 굉장히 아침부터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런 빡센 스케줄 때문에 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탈진해서 쓰러졌다. 동행이 옆에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나는 이때 유럽 배낭여행에서 여유라는 교훈을 얻었다. 다음에 또 여행을 간다면 절대 빡세게 아침부터 밤까지 돌아다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고 막상 여행을 가면 하나라도 더 눈에 담겠다는 욕심때문에 자는 시간 빼고 돌아다닐 것이 눈에 훤하다.

 

 

 

 

유럽은 개방적이니깐, 그리고 여행도 가니깐 예쁘게 입고 싶어서 평소에 안입는 옷들도 샀다. 결국에는 아무것도 입지 못했다. 너무 파져서 안이 다 보였는데 이걸 유럽가서 알게 되었다. 

 

 

마무리하며...

 

2년 전의 유럽여행을 떠올리면서 글을 쓰다 보니, 문득 그 시절의 나는 반짝반짝했다고 느꼈다. 2년 밖에 안지났지만 사회에 찌들었고 재미도 없이 매일 모니터만 보고 있는 내가 이런 시절도 있었다는게 새삼 슬프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고... 하지만 그 시절. 25살의 나는 지금보다 훨씬 더 작은집에서, 적은 월급을 받고, 힘들게 살았다. 사실 유럽여행을 결심한 것은 23살때부터 제대로 된 회사는 다 떨어지고, 연차도 안주는 곳, 화장실도 없는 회사, 최저 시급에 야근이 있는 회사에만 붙고, 판매직으로 취직했지만 매장이 폐업하여 백수가 된 내 처지에서 벗어나고 싶어 선택한 것도 있었다. 내 인생은 항상 힘들고 암울해서 반짝반짝 빛나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주고 싶었다. 결론적으로는 잘한 선택이었다. 문득 유럽여행의 기억이 떠오르면 마음이 행복해지고, 다음에 또 가기 위해 일을 해서 돈을 모아야겠다는 희망찬 생각을 들게 한다.